근거중심 의학, 근거의 단계
- Dr.QL의 공부법/통계공부
- 2017. 9. 3. 15:39
안녕하세요, 닥터QL 김성훈입니다. 오늘은 밀린 포스팅하느라, 투썸에서 계속 커피만 마시고 있네요^^;;
현대의학은 대단히 빠르게 발전해 왔고, 앞으로 더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이전 의학에서는 경험 많은 의사의 의견이 치료의 중심이 되어왔으나, 현재 의학은 근거중심(evidence based)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연구가 근거가 있으며, 믿을 만 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서 말하는 연구라는 것은,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임상시험(clinical trial)'을 말하며, 임상시험이 없는 경우에는 '코호트 연구’ 또는 ‘환자-대조군 연구’등이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 치료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게 됩니다. 먼저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관 실험('in vitro test'라고 하지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을 거쳐, 사람을 대상으로 1상~3상연구가 진행됩니다.
임상시험은 연구를 먼저 계획하고, 치료를 진행해서 효과를 살펴보는 ‘전향적 연구(prospective study)'입니다. 참고로,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study)는 이미 치료가 끝난 상태에서, 나중에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과거의 자료를 분석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 어떤 연구를 가지고 근거가 있다고 말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림은 ‘근거의 피라미드’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연구의 신뢰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가장 낮은 부위에 ‘in vitro("test tube") research’라고 보이시죠? 가장 근거가 적은 연구라는 뜻입니다. 보통 의학 논문에서는 ① systemic review and Meta-analysis (쳬계적 분석 및 메타분석), ② Randomized Controlled Double blind studies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연구), ③ Cohort studies (코호트 연구), ④ Case-control study (환자-대조군 연구), ⑤ 단면조사 연구, ⑥ 증례보고의 순으로 근거력이 있다고 보는데요, 위로 올라 갈수록 실험이 어렵고 많은 비용이 소모됩니다.
가장 낮은 단계인 세포수준의 실험, 동물실험은 인체에 적용하는 직접적 근거로 사용하는데 무리가 있습니다. 세포수준의 실험,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지만, 인체에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잡지나 신문, 인터넷 광고에서, 어떤 물질이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경우, 대부분 근거수준이 낮은 세포 실험의 결과를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직접 복용하는 경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임상연구에 기반하지 않은 전문가의 개인적 의견 (Ideas, Editorials, Opinions) 역시 근거수준이 낮습니다. 흔히 말하는 ‘비방, 비법’은 실험으로 밝혀진 것이 아니죠.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도 객관적 근거가 없는 치료를 시행한다면, 사기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증례보고(Case Report), 여러 명의 증례를 모아서 발표하는 연속 증례보고(Case Series)의 경우도 근거 수준이 낮습니다. 우연히 좋아진 경우도 있고, 다른 치료와 병행한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효과가 없지만, 단 한명이 효과가 있어 그 경우(case)를 보고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환자-대조군 연구(Case-control study)는 대상(subject)을 질병 유무에 따라 분류하는데요, 이미 발생한 노출자료(질병자료)를 이용하므로 후향적 연구입니다. 특정질병을 가진 사람(환자)과 그 질병이 없는 사람을 선정하여, 질병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위험 요인에 대해 노출된 정도를 비교하는 연구 설계인데요, 암이 걸린 사람과, 암이 걸리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거에 흡연 여부를 조사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후향적 연구는 전향적 연구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지지만, 매우 드문 질환이나 임상시험을 수행하기 어려운 질병의 경우는 좋은 근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호트 연구(Cohort study)는 아직 질병에 이환되지 않았으나, “향후 질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는 실험입니다. (아래의 무작위대조실험은 이미 이환된 환자를 대상으로 함) 즉, 특정 치료나 요인에 노출된 집단(코호트)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선별하여, 장기적인 추적관찰을 하고, 질병의 호전 상태나 발병상태를 연구하는 것이지요. 무작위 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선택편향(selection bias)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연구(Randomized Controlled Double Blind study)은 무작위 배정(randomization)과 함께, 환자와 연구자 모두 어떤 처지를 받는지 모르는 이중맹검(double blind)을 동시에 시행하는데요, 근거 수준이 높습니다. 무작위 배정을 통해 선택편향이 제거된 상태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코호트 연구보다 훨씬 신뢰성이 높아지죠. 무작위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중맹검 (double blind), 치료의도 분석 (intention to treat)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는데, 연구의 주체가 대학교, 정부, 제약회사이고, 재정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피라미드의 꼭대기, 체계적 문헌 고찰 및 메타분석 (Systemic Reviews and Meta-analysis)입니다. 여러개의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est, RCT)을 모아서 분석하는 메타분석과 체계적 문헌고찰이 가장 근거 수준이 높습니다. 하지만, 개별 무작위 대조시험의 수준이 떨어진다면, 메타분석 결과가 좋을리 없겠죠?
오늘은 근거중심 의학에 대해서, 각각의 방법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의학 논문 및 기사를 접한다면, 한층 비판적으로, 객관적으로 정보를 취사선택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랑합니다. from Dr.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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