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이란?
- 질환소개/건강 일반
- 2019. 6. 25. 08:49
안녕하세요? 닥터QL 김성훈입니다. 오늘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건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 건선으로 치료 받고 있는 환자가 2017년 기준 약 17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내 건선 환자 수는 약 4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대략 전 인구의 1%에 해당됩니다. 대부분은 연고를 바르거나, 자외선 레이저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만, 1/10은 중증의 환자여서 먹는 약 또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럼 자세히 알아볼까요?
1. 건선의 정의와 원인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비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통상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일어나는 "면역계 이상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T세포는 면역물질(cytokine)을 분비하는데, 이로 인해 피부의 각질세포가 과다 증식되고, 염증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비늘처럼 생긴 각질이 생기고, 붉은색의 곪은 상처가 생깁니다.
피부의 각질형성세포는 일정한 주기로 분열하고, 새로운 세포가 탄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일생을 마친 세포는 비듬과 같은 피부 껍질로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피부 각질형성세포 증식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T세포입니다. T면역 세포가 활성화 되면 여러 가지 면역 물질들이 함께 분비 및 활성화 되면서 피부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는데, 피부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함으로써 비듬과 같은 비정상적인 각질이 겹겹이 쌓여 건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상처 및 감염등의 '피부 스트레스' (skin stress)로 시작되는 T세포 활성화, 이로 인해 건선이 발생하는 과정을 요약한 그림입니다.
한편, T면역세포 외에도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자극, 건조, 상기도 염증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국내 건선 환자 10명 중 4명은 '건선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에 건선을 예방,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건선의 유형
건선은 임상형태별 분류를 기준으로 판상, 농포성, 간찰부위(피부가 겹치는 부위), 물방울, 홍피성 건선 등으로 나뉘며, 그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양인의 경우 판상 건선이 전체 건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판상 건선이 전체의 80~90%를 차지합니다.
건선의 악화 정도는 전신 피부 면적을 100%로 보았을 때, 건선이 있는 피부의 총면적을 계산하여 판정합니다. 통상적으로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나뉘는데, 건선의 치료법도 이러한 기준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됩니다.
3. 건선의 합병증
최근 건선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해서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고혈압, 죽상경화, 심근경색, 심부전)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들에 의하면, 건선 환자들의 허혈성 심질환, 제2형 당뇨병(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의 유병률이 대조군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50세 이상의 남성에서, 질환 초발연령이 어리고, 유병 기간이 길수록, 건선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대사증후군의 동반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건선 환자는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건선 환자 10명 중 3명은 '건선 관절염'을 동반하며, 손발톱에 건선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건선 관절염'을 동반하거나, 진행할 가능성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손발톱에 구멍이나 함몰이 있는 경우, 손발가락 관절 통증, 손발가락 관절 부종, 아침에 기상 후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험, 발뒷꿈치 통증등을 겪고 있다면 꼭 의사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4. 건선의 관리
1) 피부 자극이나 손상을 피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피부자극이나 피부손상은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건선 환자는 일상 생활에서 피부 손상을 피하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때수건은 절대 금기입니다.
2)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합니다.
건선의 피부는 수분과 지방질이 잘 공급되지 않아 쉽게 건조해지며, 수분이 정상인보다 빠르게 소실됩니다. 그 결과 피부가 건조해지며, 건조한 피부는 건선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습니다. 게절적으로 건선이 겨울에 악화되는 원인 중 하나도 겨울에는 누구나 건조한 피부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부 건조를 막는 것이 건선을 치료함과 동시에 예방책이 될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해야 합니다.
건선 환자들은 일상 생활 속 스트레스 외에,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으로 인해 사회활동의 제약등을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극심해 지곤 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겪은 후 건선이 재발하거나 악화되었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환자들의 30~70%에서 스트레스와 건선의 발병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환절기 및 겨울철 피부에 주의합니다.
건선 환자의 피부는 계절 변화에 따른 피부 기능 조절능력이 정상인보다 크게 떨어집니다. 환절기에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전에 건선이 악화되기도 하며, 대기 습도가 떨어지는 겨울에는 건선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5) 술, 담배를 피하고, 체중을 조절해야 합니다.
흡연자는 건선의 발병 위험이 높고, 금주를 할 경우 건선의 경과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알코올을 하루 80g 섭취하는 남성의 경우 건선 위험률이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루에 1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선이 악화될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특히, 비만이 되면 염증도 증가하므로 건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5. 치료
1) 국소치료 (연고치료)
경증 건선에서는 단독으로 하며, 중등증이나 중증 건선에서는 광선치료나 내복약 치료와 병행합니다. 최소 1개월은 꾸준히 바르고, 2개월은 효과를 지켜보는게 좋습니다.
2) 광선치료
건선치료 효과가 가장 우수한 311nm대의 단일파장 자외선 B파장을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광량으로 조절하여, 주당 2~3회씩 조사하며, 호전되는 정도에 따라 1~2회로 줄이게 됩니다.
3) 전신치료 (약물치료)
중등증이나 중증 건선의 경우, 피부 각질형성세포의 염증 증식과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약물을 처방합니다.
① 레티노이드
건선 치료용으로 개발된 치료용 비타민A유도체로, 효과적인 건선 치료제이지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의해 사용해야 함
② 사이클로스포린
건선의 원인으로 알려진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면역 억제제'로, 치료 효과와 예후가 좋아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신장 독성 또는 혈압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 시 주의가 요구됨. 다만, 건선에서 사이클로스포린 저용량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약제의 용량 감소로 부작용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음
③ 메토트렉세이트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오랫동안 중증 건선의 치료에 사용되어 옴. 하지만 간 독성, 신장 독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간 장애 및 신장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복용해서는 안됨.
4) 생물학적 제제
생물학적 제제는 각질세포를 자극하는 면역물질을 억제하는 원리의 치료제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건선은 피부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져 일어나는 '면역계 이상 질환'입니다. 활성화된 T세포는 면역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들은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각질세포가 과다 증식되고 염증이 발생합니다. 피부가 피늘 같은 각질로 덮이고, 울긋불긋 곪는 이유입니다. 생물학적 제제는 각각의 면역물질에 대항하는 항체로서, 면역물질에 달라붙어 더 이상 작용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항체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생물학적 제제는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 기존 치료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사용하게 됩니다. 종류는 TNF-a억제제, IL-12/23억제제, IL-17억제제가 있습니다. 각 약제의 효과는 비슷하지만, 개인별로 부작용이 다르게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환자 10명중 8명은 건선 증상이 75%이상 개선됩니다. 그만큼 치료 효과가 뛰어납니다. (다른 치료는 75%이상 개선율이 50~60%) 그리고, 간과 신장에 대한 독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물론 3년가량 사용하면 약제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러한 경우 다른 생물학적 제제로 교체합니다. 총 사용기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5년가량 사용 후 증상이 없다면, 서서히 끊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선은 평생 관리하는 질환이므로,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함부로 치료를 중단하면 안됩니다.
어떠신가요? 건선이라는 질환에 대한 개념이 잡히셨나요? 이 글을 읽으시고, 많은 도움이 되셨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from Dr 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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