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이란?

 

안녕하세요? 닥터QL 김성훈입니다. 이제 연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ㅜㅜ 마무리 잘 하시길 기원하며...(아~아쉬워라ㅡㅡ;;)

 

오늘의 주제는 '심부전', 영어로 heart failure. 즉, 심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2016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거짓말처럼 우리곁을 떠난 '조지마이클'도 사인이 심부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검색어 순위에 심부전이 잠깐 올랐었습니다. 'Last christmas', 'Carless whisper', 'Kissing a fool'등 명곡을 남기셨죠. 개인적으로 'Move on'이라는 곡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죠. ㅜ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럼, 오늘의 본론으로 돌아와서, 심부전이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의심해 봐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심부전이란?

 

심부전이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심장에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뜻하며, 혈액순환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상태입니다. 심장에 혈액이 차는 충만 기능(이완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경우도 있고, 혈액을 짜내는 펌프 기능(수축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두가지가 동시에 존재하기도 하지요.

 

 

2. 심부전의 원인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심부전이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이 전체 원인의 2/3정도를 차지합니다. 그 밖에, 심장근육 질환(심근병증), 고혈압, 심방세동, 심장판막 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빈혈등이 있습니다. 모든 심장질환은 궁극적으로 심부전으로 귀결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3. 심부전의 증상

 

운동시에 호흡곤란 및 무기력증이 나타납니다. 운동시 산소요구량이 증가하는데, 심장 펌프 기능이 따라오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증상이 나타납니다. 심장근육이 약해지면서, 심장이 1회 수축할 때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므로, 우리몸은 대응하기 위해 심장 박동 횟수라도 늘리려 하기 때문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이는 심장을 빨리 뛰게 만드는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같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④ 심부전이 악화되면 가만히 쉴때나, 잠을 잘 때에도 숨이차게 됩니다. 좌심방이 수축하면서 피를 전신에 보내야 하는데, 심부전이 진행하면, 혈액이 좌심실에서 효율적으로 나가지 못하고, 폐에 부종이 생깁니다. 이를 울혈성 심부전이라고 합니다. 이 상태에 이르면, 누워서 잠을 자기 힘들어집니다. 앉거나 서면 폐에 있는 혈액과 수분이 아래로 가면서, 호흡이 수월해집니다.

발목과 하지에 부종이 생깁니다. 좌심실 심부전이 진행되면, 우심실에도 부담이 되고 결국 심장으로 들어가려는 혈액도 정체되어 정맥 속에 피가 고이고, 이로인해 하지부종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간에도 울혈이 생깁니다. 복부를 만져보면 간이 커져있고,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구역질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더욱 심해지면, 복수까지 발생합니다.

 

 

4. 심부전의 진단

 

호흡곤란, 피로감, 부종등의 증상을 살피고, 청진과 기본적인 검사(흉부X-ray, 심전도)를 통해서 심부전의 가능성이 있는지 일차적으로 살피게 됩니다. 심부전이 의심되는 경우,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① 혈액 검사

심부전이 의심되는 환자는 기본적으로 빈혈, 전해질, 신장, 간, 갑상선, 당뇨검사를 시행합니다. 심부전 환자의 20%가 빈혈을 동반한다고 하며, 빈혈을 교정해야만 증상이 좋아집니다. 또한, 빈혈은 심부전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정확한 검사는 필수입니다. 또한 당뇨에 의한 만성신부전이나, 간경화인 경우에도 심부전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다른 검사도 같이 시행합니다.

 

② 심전도 검사

심부전의 주요 원인인 심혈관 질환, 고혈압으로 인한 심비대 여부, 부정맥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③ 흉부 X-ray

심장 비대 및 흉막 삼출(늑막에 물이 차는 것)소견이 관찰 될 경우 심부전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심부전일 경우 X-ray가 정상 소견일 수 있으므로, 흉부 X-ray가 정상이라고 해서 심부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위의 사진은 전형적인 심부전 환자의 흉부 X-ray 사진입니다. (빨간 실선 길이의 합)/(파란 실선 길이) > 0.5라면 심장비대를 의심합니다.

 

④ 심장초음파

심부전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심장이 얼마나 잘 뛰는지, 심장근육이 두꺼워져있지는 않는지, 심장 판막에는 문제가 없는지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심장초음파는 심구출율(ejection fraction;EF)를 구할 수 있고, 심부전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중요합니다.  

(HFrEF : 박출률 감소 심부전, HFmrEF : 경계형 심부전, HFpEF : 박출률 보존 심부전)

 

⑤ 그 밖의 검사

핵의학적 검사, MRI, 심혈관조영술, 심장조직검사 등이 있으며, 필요한 경우 시행합니다.

 

 

5. NYHA에 의한 심부전 증상의 중증도 분류 (NYHA class)

 

심부전 환자를 기술할 때 늘상 등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NYHA class, 뉴욕심장학회 분류입니다. 만성심부전으로 인한 신체활동 제약의 정도를 표현한 것입니다.

 

 

6. 심방세동과 심부전의 최신지견

 

심방세동에 관해서는 지난번 포스팅때 열심히 설명드렸습니다. (복습은 여기를 클릭 → https://goo.gl/7wfmGW) 심방세동이 심부전을 일으키기도 하고, 반대로 심부전이 심방세동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최근 심방세동과 심부전의 관계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의 요약입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① 심박수가 빠른 심방세동(A.fib with RVR)은 결국 심부전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런데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심방세동이 있는 심부전 환자에서, 심박수를 타이트하게 조절해도 크게 이익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박출량이 저하된 심부전을 갖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심박수를 80회 미만으로 조절하고, '심박출량이 유지되는 심부전을 가지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는 심박수를 110회 미만으로 조절합니다.

 

② 최근 연구결과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을 통해 정상리듬을 되찾은 환자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났으며,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 되었다고 합니다.

 

7. 심부전의 치료

 

위의 계단식 그림은 심부전의 예방 개념까지 포함된 ACC/AHA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 치료 가이드라인입니다. stage를 A,B,C,D 4개로 나누어 치료를 제시합니다.

 

반면에 아래의 표는 2016 ESC(유럽심장학회)에서 만든 것인데요, '심박출량이 저하된 심부전 환자'의 치료 알고리듬 입니다. ACC/AHA나 ESC 모두 치료 약제는 비슷합니다. 사용되는 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 당나귀가 짐을 끄는 그림으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당나귀를 심장으로 생각하시면 되구요, 짐꾸러미를 혈액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심부전이 일어나서 (당나귀가 지쳐서) 혈액 펌프질이 힘든 (짐을 옮기기가 힘든) 상황을 묘사했네요.

 

1) 이뇨제, ACEi/ARB

이뇨제(대표적 상품 : 라식스정)와 ACE저해제(대표적 상품 : 아서프릴정)은 마차의 짐을 줄여주는 역할, 즉 심장이 해야 할 일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2) 베타차단제

 

베타차단제(대표적 상품 : 딜라트렌정, 카베날정)은 당나귀가 달리는 속도를 제한해서,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즉, 심장이 혹사당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죠.

 

3) MRA (Mineralocorticosteroid Receptor Antagonist)


스피로놀락톤(상품명 : 알닥톤정)/에플레레논과 같은 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는 NYHA classⅡ∼IV의 HFrEF(≤35%) 환자에서 사망률 및 이환율 개선을 위해 금기가 없는 한 ACEI(또는 ARB),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치료에 부가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약물로 명시되어있습니다. 또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하이고 심부전 증상 또는 당뇨병을 동반한 급성 심근경색 후 환자에서도 금기증이 없는 한 ACEI(또는 ARB),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치료에 부가적으로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요.

 

4) digitalis compounds (강심제)

 

강심제(대표적 상품 : 디곡신정)는 당나귀 앞에 당근을 달아 놓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을 쥐어짜서 일을 시킨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부작용도 많은 약입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5) ARNI (상품명 : 엔트레스토)

 

 

이 약은 2016년 4월부터 노바티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요, Valsartan과 Sacubitril이라는 두가지 성분이 합해져서 이뇨작용, 혈관확장, 심장근육 보호등을 통해 ACE저해제 대비 20%가량 심장의 부담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6) Ivabradine 이바브라딘 (상품명 : 프로코라란정)

 

프로코라란정은 NYHA class II-IV의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심박수가 분당 70회 이상이고, 동리듬을 가진 환자중에 베타차단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더이상 증량 할 수 없는 환자에게 사용합니다. 실제 임상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혈압이 낮은 분들이 계신데, 아주 유용한 약이죠.

 

7) Tolvaptan (상품명 : 삼스카정)

 

 

이 약은 혈액중 전해질은 빼고, 순수하게 수분만 소변으로 배출시켜서, 혈중 나트륨 농도를 높입니다. 이렇게하면, 삼투압이 증가되어 부종이 호전됩니다.

 

8) 심장재동기화치료 (CRT)

 

CRT치료는 심부전환자에서 약물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박출량이 35%이하, QRS가 연장되어있고, 심장은 동리듬을 갖고 있는 경우 시행하게 됩니다.

 

 

이는 당나귀가 스케이트를 타는 것처럼, 심장을 효율적으로 뛰게 해줍니다.

 

9) 좌심실 보조기기 (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s ; LVADs)

 

 

이 장치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서 사용하는데요, 아직까지 보험이 되지 않아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10) HFpEF환자(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의 치료

 

HFpEF 환자는 심박출률이 50%이상인 심부전 환자를 말합니다. (즉, 심박출량이 정상) 이 환자군을 위한 약물요법은 특별하게 제시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원인질환에 따른 치료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증상에 대한 치료와 심부전을 진행시킬 수 있는 동반질환 혹은 위험인자를 교정하는 것이 주된 치료입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라 치료하고, 심방세동 환자는 심방세동 지침에 따라 치료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심부전~!! 진단 자체도 굉장히 복잡하고, 치료중에도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까다로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손 놓고 기다릴 수 없는 것이, 국내 심부전 유병율은 1.5~2%이며, 점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환자 수는 21% 이상, 진료비는 53.4% 폭증했구요.

 

또한,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5년 4587명으로 2005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질병의 심각성에 비해 우리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 소견으로는 만성심부전의 경우, 질병의 경과 자체가 느리고, 고령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덜 신경쓰는 것 같습니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질환 일수록 사회적 관심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요..)

 

하여간, 심부전은 저와 여러분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환입니다. 평소 꾸준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지병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심부전을 예방해야겠습니다.

 

사랑합니다. from Dr.Q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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